롱블랙 프렌즈 C
요즘 제 지갑이 부쩍 가벼워졌어요. 11월 들어 쏟아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 빼빼로데이 준비까지! ‘이때 아니면 언제 사나’ 싶어 결제창을 연 적이 수두룩해요.
그렇게 소비에 열 올리던 저, 최근 SNS 엑스X를 보다가 한 문장에 시선을 빼앗겼어요. “가치관을 먼저 정돈하면, 참고 견디지 않아도 소비를 줄이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이 주장을 펼친 주인공은 책 『저소비 생활』을 쓴 일본의 작가 가제노타미かぜのたみ*에요. 도쿄에서 살면서 월세를 포함해 매달 약 65만원**의 생활비를 썼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죠.
*‘바람 같은 사람’이라는 뜻의 필명. 물건을 적게 두는 그의 집을 본 친구가 ‘가볍게 산다’며 붙여준 이름이다.
**2023년 기준. 노트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이후 일본 화폐 표현을 ‘100엔=1000원’으로 바꿔 적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그는 자신의 ‘저소비 생활’ 노하우를 공유해왔어요.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누적 재생 횟수도 1800만 회가 넘어요. 6년째 425개 영상을 올리며 ‘절약하는 삶’을 전파하고 있죠. “저소비 생활은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라는 가제노타미. 그가 알려 주는 노하우는 뭘까요?
Chapter 1.
트렌드 한복판에서 ‘용량 초과’를 외치다
가제노타미는 원래부터 검소했을까요? 아뇨. 그는 오히려 필요 없는 물건까지 모으는 ‘맥시멀리스트Maximalist’였다고 해요.
그는 20대 시절 잡지 에디터를 꿈꿨어요. 도쿄의 부촌 아오야마青山*에 자리한 회사를 다니며 잡지 편집 일을 도맡았죠. 그의 일터와 출퇴근길에는 늘 트렌드를 온몸에 휘감고 다니는 이들이 있었다고 해요.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부촌이다. 부티크, 고급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어 서울의 가로수길과 비슷하다는 평이 있다.
가제노타미는 자신이 매일 보던 풍경을 자연스레 따라갔어요. 소위 ‘체면 유지’를 하기 위해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을 사 입고, 자신을 치장했죠.
